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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망록7

hit9 2026-09-08

‘애니메이션 오! 나의 여신님 알지?’

당연하지. 여캐 작화가 지금봐도 좋다고 생각해.

‘그치. 그치. 그치만 나는 그 작화보다도 깊게 심취된 다른 영역이 있었지’

딱히 놀랍지는 않은 전개다.

‘그땐 정말 여쥔공 베르단디를 연기하신 김현진 히메님께 완전 빠져버렸달까? 아아 이것이 진정 인간의 목소리란 말인가? 친절하면서 섬세함이 느껴지는 연기는 베르단디 그 자체였달까’

무식한 넘이 히메란 단어는 또 어디서 들었데?

‘모노노케 히메?’

풉. 베르단디 같은 작화의 캐릭터를 만들자는건 아니지?

‘오 노! 오늘은 나에게 정말 지옥과도 같은 결단의 날! 케릭터 제작과는 무관!’

오늘부터 AI로 음성 제작을 하기로 했잖아. 무슨 딴소리야?

‘바로 그거라네 친구. 그토록 성우 목소리에 감동했던 내가 AI로 음성을 만든다는 것은 뭐랄까? 우리 현진님에 대한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랄까? 흑...’

그냥 일하기 싫다는거지?

‘오 노! 그냥 이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는 나의 가냘픈 신음일세, 친구’

그래서?

‘심정적으로는 베르단디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목소리를 찾고 싶지만 그러지 않겠다는 나의 소심한 반항을 통보하는 거지’

알겠고, 대사집이나 잘 준비해. 이 도깨비 같은 놈아

‘훗훗훗. 드라마 도깨비의 명대사를 패러디한걸 또 어뜨케 알았데?’

응? 뭔소리래?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낚시가 다 좋았다’ 뭐 이런식?

대사는 낼름 낼름 주워먹는 놈이 무슨.. 이게 진정한 이율배반이다. 이누마.

‘최근에 보기 시작한 랜턴스에서도 뭔가 영감이 떠오르고 있네!’

그 랜턴으로 니 작업물이나 비춰봐라. 눈 씻고 봐도 텅빈 파일 뿐이고만.